[시계기술의 재발견] 마이크로 시계 브랜드

(전) 티피리포트-Wind 창간멤버

장민창


한국의 시계브랜드라고 하면 보통 어떤 이름들을 떠올릴까요? 아마 대부분 로만손을 떠올릴 것같네요. 시계에 대해 조금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포체(FOCE)나 오리엔트(일본 오리엔트와는 다른 회사입니다.)등을 떠올리실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SWC(삼성시계)나 로렌스 같은 회사들도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대량생산을 하는 기업형 브랜드라는 것입니다. 이는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롤렉스나 태그호이어 같은 명품 시계들도 마찬가지죠.



이번 글에서는 ‘나의 덕질 이야기’에서 예고드린 마이크로브랜드와 마이크로브랜드는 런칭하는 과정을 간략하게 다루려고 합니다. 마이크로브랜드란 위에서 언급된 기업형으로 운영되는 브랜드와는 달리 공방 내지는 소품종/소량 생산을 하는 소규모 브랜드입니다. 그 동안 시계산업은 정밀공업의 하나로서 기업의 대량생산 방식이 아닌 공방 단위로는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었습니다.


그랬던 시계산업에 어느 순간부터 소규모의 신생 브랜드들이 등장하기 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외에서는 보통 이 시기를 2008년~2009년 즈음으로 보는데, 우리나라에서 마이크로 브랜드의 유행은 2015년 이후부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소비자들이 언던(Undone)이나 스쿠알레(Squale)같은 마이크로브랜드를 세이코(SEIKO) 혹은 티쏘(Tissot)나 해밀턴(Hamilton)같은 메이저 브랜드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백화점에 입점한 메이저 브랜드보다는 해외직구나 와루와치즈 같은 마이크로브랜드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온라인샵에서 마이크로브랜드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마이크로 브랜드의 성장세에는 세 가지 요인이 뒷받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입니다. 마이크로브랜드 이전의 시계는 사치재로서 ‘타인의 시선’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시욕의 상징이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부의 상징으로서 시계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자기만족’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자신이 가치를 부여한 시계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이 지금의 마이크로브랜드의 성장을 이끌어 오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크라우드 펀딩시스템의 활성화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계산업은 제조업이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필요합니다. 또한 판매부진에 따른 재고부담까지 있기 때문에 브랜드를 런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은 생산원가를 충당하고 판매량을 먼저 파악할 수 있게 하여 브랜드 런칭의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셋째는 국제분업화와 세계화입니다. 해외 직구/역직구가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는 한편 소싱처도 다양해졌습니다. 이는 생산원가절감을 가져왔고 소비자들이 마이크로브랜드를 소비하는 요인 중에 하나인 가성비를 높이는 원인으로도 작용했습니다.


10년 전에 한국에도 마이크로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바로 ZIG입니다. ZIG는 무역학과 출신인 황진영님이 직접 디자인 설계를 해서 제작한 1인 제작 브랜드입니다. 그 분의 블로그에 들어가면 브랜드 런칭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자세하게 볼 수 있는데, 케이스부터 스트랩까지 각각의 업체를 직접 발로 뛰고 생산관리를 하셨던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작년에 한국에서 런칭한 우드페커라는 브랜드가 전체적인 공정을 중국 OEM회사에 맡겨서 생산하고 있는 것을 보면 과거에 비해 얼마나 브랜드 런칭하기가 쉬워졌는지 단적으로 비교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환경적인 변화에 힘입어 티피리포트를 운영할 때부터 꿈꿔왔던 시계 브랜드 런칭을 진행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한국의 시계기술과 한국의 전통 공예기술을 이용한 시계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로고와 다이얼을 디자인했습니다. 그리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케이스는 중국업체를 통해 소싱했습니다. 중국 업체와는 첫 거래이기 때문에 중국 업체에서 커스텀 시계 케이스를 구입해 국내에 판매하면서 제품의 퀄리티 안정성과 중국업체의 업무성향을 파악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저가의 중국업체 퀄리티는 안정적이지 못했고 고가의 업체는 언어의 장벽과 CS까지 고려하면 국내 업체에서 진행하는 쪽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동시에 한국 전통공예 업체들을 컨텍해서 단가 협상을 했지만 아직 신생브랜드로서 그들이 요구하는 최소주문수량을 맞출 수 없어서 초기 시장진입 전략을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소싱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올해 안으로는 런칭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제 브랜드를 많이 기대해주세요. 다음에 글을 쓸 기회가 또 주어 질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다양한 주제를 다루어 보겠습니다. 모두 즐거운 시계 생활하세요.



장민창 ㅣ 시계매니아. 2010년 온라인 시계 매거진 티피리포트 운영진, 시계 잡지 와인드의 창간멤버로 활동한 바 있다. 2020년 다시세운주민공모 '시계기술의 재발견'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으며, 교육 경험을 통해 국내에서 시계를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 있다. 시계마이크로 시계 브랜드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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